지식탐험/역사적 그날

1948년 WHO 창립, 세계 보건의 날의 시작을 아시나요?

참새의 방앗간 2025. 4. 7. 05:34

여러분, 매년 4월 7일이 되면 왜 특별한 기념일이 있는지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무슨 날인가요?"라고 검색해보면 '세계 보건의 날'이라고 뜨죠. 그런데 왜 하필 4월 7일일까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는데요, 이번 기회에 세계 보건의 날의 기원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설립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세계 보건의 날, 그 역사적 시작

"건강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이 있죠. 실제로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건강과 보건 문제는 항상 우리 삶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특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인류는 국제적인 보건 협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연합(UN) 회의에서 브라질과 중국 대표가 국제보건기구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은 만장일치로 승인되었고, 1946년 7월 22일 뉴욕에서 열린 국제보건회의에서 61개국의 대표가 WHO 헌장에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48년 4월 7일, WHO 헌장이 발효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이 날짜입니다. WHO가 창립된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50년부터 매년 4월 7일을 '세계 보건의 날'로 지정하여 전 세계가 보건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날로 삼고 있습니다.

 

WHO의 역할과 성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설립 이후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의 건강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건강 관련 성과들이 사실은 WHO의 노력 덕분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WHO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1980년에 천연두 퇴치를 공식 선언한 것입니다. 한때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던 이 질병은 WHO의 체계적인 예방접종 캠페인을 통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치명적인 질병을 완전히 퇴치한 사례입니다.

천연두 퇴치

 

또한 WHO는 1988년부터 소아마비 퇴치 운동을 펼쳐 전 세계적으로 99.9%의 소아마비 감소를 이끌어냈습니다. 1988년 당시 연간 35만 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소아마비에 감염되었지만,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단 몇 건의 사례만 보고될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더불어 WHO는 결핵, 말라리아, HIV/AIDS와 같은 주요 감염병 퇴치를 위한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서 WHO는 전 세계 보건 위기 관리의 주축으로 활약했습니다.

 

세계 보건의 날의 의미와 매년 바뀌는 주제

세계 보건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전 세계가 특정 보건 문제에 집중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WHO는 매년 다른 주제를 선정하여 그 해의 중요한 보건 과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2023년 세계 보건의 날 주제는 "Health For All"(모두를 위한 건강)이었습니다. 이는 75주년을 맞은 WHO가 모든 사람이 건강할 권리를 강조하고, 건강 불평등 해소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선택한 주제였습니다.

 

2022년에는 "Our Planet, Our Health"(우리의 지구, 우리의 건강)이라는 주제로 기후 변화와 건강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2021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와중에 "Building a fairer, healthier world"(더 공정하고 건강한 세계 구축)라는 주제로 보건 형평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주제 선정을 통해 WHO는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보건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정부와 지역사회, 개인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독려합니다.

 

오해와 진실: WHO에 대한 몇 가지 오해 바로잡기

"WHO는 단순히 질병이 발생했을 때만 활동하는 조직이다"라는 오해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WHO는 질병 대응뿐만 아니라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WHO는 전 세계적인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담배 규제를 위한 국제협약을 주도하며, 건강한 식습관과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흔한 오해는 "WHO는 선진국 중심의 조직이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WHO는 19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의 보건 시스템 강화와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WHO의 예산 중 상당 부분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저소득 국가의 보건 문제 해결에 투입됩니다.

"세계 보건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에 불과하다"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전 세계적으로 보건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행동을 촉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많은 국가에서 이 날을 기념하여 건강 캠페인, 무료 검진, 건강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다가올 감염병을 대비한다

 

한국과 WHO의 관계

한국은 1949년 8월 17일 WHO에 가입했으며, 그 이후로 WHO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한국은 WHO의 주요 공여국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WHO와 함께 이룬 대표적인 성과로는 B형 간염 예방접종 보편화가 있습니다. 1980년대 한국은 B형 간염 보유율이 8-10%에 달하는 고위험 국가였지만, WHO의 기술 지원과 국내 보건 정책의 효과적인 실행으로 현재는 B형 간염 유병률을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 시 WHO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으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는 한국의 'K-방역' 모델이 WHO로부터 모범 사례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은 2021년부터 WHO 집행이사국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보건 안보 강화와 감염병 대응 체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세계 보건의 날 기념 방법

세계 보건의 날이 단순히 달력에 표시된 날짜로 끝나지 않으려면, 우리 각자가 건강과 보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쉽게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 체크업을 예약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데 핵심적입니다. 또한 혈압 측정, 당뇨 검사 등 간단한 건강 체크도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 보건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헌혈 캠페인, 건강 걷기 대회, 보건 교육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이 세계 보건의 날을 전후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시작하거나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작은 변화들이 장기적으로 큰 건강 이익을 가져옵니다.

더 나아가, 보건 관련 자원봉사나 기부를 통해 건강 형평성 증진에 동참할 수도 있습니다. WHO나 국내 보건 NGO들은 다양한 방식의 참여 기회를 제공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세계 보건의 날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세계 보건의 날을 기념하고 그 메시지를 전파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매년 4월 7일이 되면 #WorldHealthDay 해시태그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건강과 관련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합니다.

WHO도 디지털 캠페인을 적극 활용하여 보건 메시지를 전파합니다. 웨비나, 온라인 토론회, 디지털 건강 챌린지 등 다양한 온라인 활동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세계 보건의 날 캠페인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건강 정보 앱, 온라인 건강 퀴즈, 웹 세미나 등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죠.

이러한 디지털 참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 행사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디지털 플랫폼은 보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전 세계가 연결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미래를 향한 도전과 희망

세계보건기구(WHO)가 창립된 지 75년이 넘은 지금, 우리는 여전히 많은 보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 항생제 내성 증가,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 위협, 고령화 사회의 만성질환 부담 등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디지털 헬스, 인공지능, 정밀 의학 등 혁신적인 기술 발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WHO도 '디지털 건강 전략 2020-2025'를 수립하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보건 서비스 접근성 향상과 보건 시스템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웰빙 상태라는 WHO의 정의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세계 보건의 날은 우리 모두가 이러한 포괄적인 건강 개념을 이해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올해 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여러분도 건강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자신과 주변인, 나아가 전 세계의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변화들이 모여 더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